우리가 사랑하는 것들 (1)

좋은 베트남 - 2017/07/06 60 0

 

나는 개를 좋아한다. 처음 만난 하노를 좋아했다. 하노는 12년을 같이 지냈다. 하노는 눈이 크고 동안이었다. 하노는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영리하고 민첩했다. 섹시하고 도도하고 이기적이었다. 그 하노가 떠난 지 2년이 되었다. 따뜻한 봄날의 소파, 여름 날 목욕탕의 정겨운 장난, 가을 하늘 호숫가의 산책, 겨울 날 안고 자던 그 이불 속. 생각하면 지금도 애틋해진다.



작은 하노는 말없는 스승이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 홀로 외로움을 견디는 법, 타인의 거절과 거부를 수용하는 법, 사람들의 무례와 무관심과 소외를 이해하는 법, 분노를 삭이는 법, 고만고만한 수준끼리 비교하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하노 이후에 만난 이크, 락희, 복희, 만희, 돈희도 그 가르침을 받아 나의 스승이 되고 있다. 이크는 호기심을 잃지 않는 법을, 락희는 침묵하는 법을, 복희는 자존감을 유지하는 법을, 만희는 순응하는 법을, 돈희는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또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 처음 만난 뚜엣을 좋아했다. 뚜엣은 3년을 같이 지냈다. 처음에 뚜엣은 힌 아오자이를 입고 나타났다. 자전거를 타고 왔다. 일을 마치고 석양 쪽으로 가는 뒷모습은 그림엽서였다. 머리는 길었고 얼굴은 단아했다. 일은 못했다. 아침에 분를 내고 밤에 반성했다. 다음 날 또 화를 냈다. 한번도 한 순간도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시선도 보내지 않았다. 칭찬도 격려도 없었다. 사람보다 일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뚜엣을 보낸 지 8년이 되었다. 가는 날 뚜엣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인사하고 떠났다. 온유한 마음을 가르쳐 주고 떠난 여인이다.

 

또 다시 나는 어린 친구들을 좋아한다. 끙, 코아, 후엔, 링, 응아, 아잉, 투이, 뚜엔, 타오, 비는 요즘의 친구들이다. 끙은 배가 아팠고, 코아는 젖먹이 아이가 아팠고, 후엔은 무관심이 아팠다. 링과 응아는 일로 힘들었고, 아잉과 투이는 대우로 힘들었고, 뚜엔과 타오는 결혼으로 힘들었고 비는 아는 것이 없어 힘들었다. 아프고 힘든 시간들이 강처럼 흘러갔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고, 떠나야 하고, 헤어져야 하며, 포기해야 한다. 삶은 계속해서 변하고, 우리는 그 변화에 맞서야 한다. 2년 전 하노의 마지막 모습이 눈에 선하다. 평온했다. 하노를 떠올리면 늘 인생의 종점을 생각하게 한다. 미리 세상과의 안녕을 당겨 생각한다. 안녕, 하노이, 고맙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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