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권하는 이 한 그릇 (2)

좋은 베트남 - 2018/04/13 58 0

나이 들면서 식탁과 변기에 앉을 때마다 경건해진다. 매일 인 풋과 아웃 풋의 자연적 섭리에 경외감을 느낀다. 생각이 이 지경으로 나아가자 식탁에 올라온 음식들을 접할 때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재료를 다듬고 씻고 갖은 양념으로 버무리고 조절하고 끊이고 건져내서 다시 그릇에 담아 오는 모든 행위들이 살아있는 무덤, 이 작은 입으로 들어갈 때마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더 감사한 것은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음으로써 변화에 대처해 온 음식을 만날 때다.  분야를 막론하고 원형을 지켜내는 것,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뛰어난 음식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3가지 공통점이 있다.

 

1. 처음부터 맛있었다.

2. 맛이 변하지 않는다.

3. 주인의 일편단심이 스며있다. (편집자 주)

 

 

달빛으로 끊이고 이른 아침 햇살로 고운 설렁탕이다. 2008년부터 출시된 이 설렁탕은 인연식당의 대표 선수 중 하나다.

(T. 090 330 2859)

 

 

 

한 번 먹으면 반한다. 두 번 먹으면 중독된다. 귀빈식당의 추어탕은 2003년 하노이에 론칭했다.

(T. 090 416 4056)

 

 

 

이 집 면발은 똑 소리 나는 경리담당 여직원 같다. 깔끔하다. 황태 육수는 말수 없는 사내의 은근한 정감같다. 곁에 있어면 막 넘어간다. 이 땅 열국에 강남면옥 코다리냉면은 존재 자체가 위안이다. 2015년 7월 7일 출시됐다.

(T. 094 720 1304)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 해장국은 개운하다. 조미료에 의지하지 않고 알찬 재료들과 자상한 마음으로 끊여 언제 먹어도 은은하고 느긋해진다. 한 그릇 다 비울 즈음에는 '봄비에 라일락 피' 듯 이마에는 땀이 돋고 마음에 꽃망울이 맺힌다. 하노이 돈쿡의 양평해장국은 2013년 출시됐다. 올해 박린 돈쿡도 오픈했다.

(T. 096 132 3516)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 집 탕은 유서가 깊다. 20년이 넘었지 싶다. 구 서라벌 식당이 이 집이다. 사라진 기억처럼 이 집 장어시래기탕에는 장어가 보이지 않는다. 장어를 찾아 자꾸 퍼 먹게 되면 어느새 배 속에 힘 센 장어가 내장된다. 한번 숟가락을 들면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게 된다. 마약 같은 탕이다.‘장어랑 구이랑의 장어시래기탕은 2000년 초부터 끓고 있었다.

(T. 090 2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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