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권하는 이 한 그릇 (1)

좋은 베트남 - 2018/04/13 134 0

깊고 맑고 개운한 맛

식객의 생대구탕

 

 

경남빌딩 9층. 식객의 생대구탕. 팔팔 끓인 국물을 조심스럽게 한 숟가락 맛보면 입에 봄이 온다. 맑은 국물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 가는 동안 움츠렸던 몸의 오지에서 새싹이 돋는다. 다시 한 숟가락. 음. 입은 닫히고 몸은 잠시 세속과 절연하고 겨울 내내 숨죽였던 몸의 감각들이 깨어나 몸이 마음에게 말을 건다. 맛은 마음이다. 생대구를 멀리 한국에서 공수해 오다니. 그 마음이 맛이다.

 

미처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날도 있었을 것이다. 그 날 그 시간의 초조함과 기어코 생대구를 받아 요리하는 그 마음이 맛이다. 빨간 생대구탕(매운탕) 말고 맑은 생대구탕(지리)도 있다. 생대구의 살은 어리고 여리고 순하다. 국물은 단정하다.

 

시원하고 개운한 이 집 생대구탕을 먹다 보면 해장이 되고 다시 음주를 하게 될 지 모른다.

'해장' 의 뜻을 찾아 보면‘전 날의 술기운을 풂. 그렇게 하기 위해 해장국 따위와 더불어 술을 조금 마심’이라고 되어 있다.

 

식객의 메뉴를 넘기다 보면 식욕이 솟구친다. 주문 음식 전에 나오는 식객의 상차림은 정갈하고 단정하다. 그 상차림 안에 그 집의 서비스, 그 집의 인테리어, 그 집의 사연, 그 집의 경영, 그 집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T. 012 6474 3113)

 

 

닭갈비의 미래

쌈닭의 닭갈비

 

 

요즘 대세 상권이 미딩(My Dinh)이라 중화(Trung Hoa)에 손님이 적다고? 천만에 말씀. 하노이 한인타운의 원조, 중화에 자리잡고 있는 쌈닭에 가 보면 사람들의 말은 제 하고 싶은 데로 말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쌈닭은 5년 전 자리에서 조금 안 쪽으로 이전했는데 이전한 곳이 다시 중화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매장 안을 들여다 보면 딱 젊다.

 

반 이상은 베트남 친구들이 와 있는데 때깔이 장난이 아니다. 말쑥하다. 그들 곁에 잠시 앉아 있어 보면 몸과 마음이 들뜬다. 닭갈비의 미래가 보인다. 맛은 대견하다. 닭고기는 찰지고 양념은 부드럽다. 국적을 넘어선다.

 

베트남 손님들도 똑 같이 먹는다. 맵지 않나요? 아니요. 답은 간단하게 돌아온다. 식판에 각종 야채와 뒤섞이는 닭갈비를 보고 있으면 눈이 젊어진다. 양도 넉넉하다. 볶아 먹는 밥은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가까워도 좋을 처갓집 같은 분위기.

 

편하고 따뜻하고 정겹고 허물없다. 닭갈비 외에도 오밀조밀한 안주거리 메뉴들이 다음을 기약하게 만든다. 마침 이 곳에서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아이 같은 부부를 만났다. 닭갈비의 미래가 보인다. (T. 016 5402 0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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