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그리는 날은 특별한 날 매일 매일 꽃을 그리면 매일 매일 특별한 날이 된다

좋은 베트남 - 2018/08/09 118 0

흥앤(Hung Yen) 시. 하노이 근교. 1시간 좀 더 걸리는 도시. 도시는 맑고 한적했다. 10,000여명이 산다는 이 도시의 정오는 조용했다. 거리는 조용하고 인적이 드물었다.화가의 눈과 표정이 도시를 닮았다. 도심 상가 2층에 숙소 겸 화실이 있었다. 위태롭고 낡은 난간을 따라 올라간 화실은 좁고 남루했다. 그림이 없었다면 창고나 다름없었다. 사방 벽은 그림이었다. 바닥에는 후줄근한 돗자리와 베개가 있었다. 오래된 선풍기가 소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열악한 곳에서 그림의 꽃을 피우다니놀라운 일이었다.

지금은 행복해 보였다. 허름한 이 작은 방이 화가에게는내밀한 은신처, 유일한 도피처, 이상적인 휴식처가 되고있었다. 이 방에 오기까지 화가는 10년을 헤매었다. 화가에게는 격동의 30대였다. 하노이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하노이, 하이퐁, 하이증에서 헤매고 살았다. 방황했다. 무엇을 그릴까, 어떻게 그릴까 헤매면서도 그림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와중에 아내를 만났다.음악선생인 아내는 딸 둘과 인근 도시에 산다. 주말에는가족과 함께 지낸다.

최근 몇 년 동안 화가는 꽃만 그렸다. 꽃은 화가의 또 하나의 세상이었다. 꽃 속에 집이 있고,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었다. 협소하지만 화가의 작은 방은 매일 새로운 꽃을 가꾸어 가는 창조와 몰입의 무대가 되고 있었다.

                                                                                

 

꽃에는 꽃대, 암술, 꽃잎 등 아무리 쌀알만큼 작은 꽃도 나름의 법칙을 갖고 있다. 꽃 자체 모양에 있어서그것들이 안 어울리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알맞게 배분된다. 꽃을 그리다 보면 자신도 특별해 지는 느낌이든다고 했다. 화가는 꽃에서 하늘의 법칙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화가를 그림 앞에 세우고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아련한 슬픔 같은 것이 앵글에 맺혔다. 화가의 정물화에는보랏빛, 흰빛, 오렌지빛을 머금은 각종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화병은 꽃들의 집같이 포근하게 보였다. 배경 화면은 여러 색채가 갈마들고 구도는 단아하고 정연했다. 꽃잎과 화병 주위에 보랏빛(퍼플 블루)의 색감이 부각되면서 내면의 우울한 정서도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만큼 행복한 적이 없었다는 화가의 말에 슬픔이 묻어 있었다

화가들은 왜 꽃을 그릴까?

꽃을 소재로 한 서양회화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모자이크나, 폼페이의 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작품에서 꽃은 인물이나 풍경 옆에 그려져 주제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곤 했다.

이후 꽃이 독립적인 주제로 그려진 그림은 17세기 네덜란드에 이르러 처음 등장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꽃을 비롯한 다양한 사물들이 등장하는 정물화가 유행했는데, 이는 당시 네덜란드의 사회상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16-17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으로 인해 네덜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의 화가들은 더이상 그들의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제단화들을 그릴 수 없게된다. 결국 그들의 특기를 살린 새로운 주제들을 의도적으로 찾아 나섰고, 그결과‘정물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각광받게 된다. 그리하여 네덜란드에서는 다양한 정물화가 유행하게 되었는데, 소재나 의미에 따라 식탁 정물화,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 꽃 정물화, 그리고 사치스러운 프롱크(Pronk) 정물화로 나눌수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양귀비, 수선화 등 진귀한 꽃들이 그려진 정물화가 크게 성행했다.

당시 꽃을 기록한 화가로는 꽃 정물화의 대가, 얀 브리겔 (Jan Brueghel, 1568-1625)을 들 수 있다. 얀 브리겔은 자크 드 헤인 (Jacques de Gheyn II, 1565-1629), 룰란트 사베리(Roelant Savery, 1576-1639)와 더불어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조그만 화병에 화려하고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배치하는 전형적인 꽃정물화의 구조와 기틀을 만든 화가이다. 얀 브리겔은 섬세한 질감 묘사로 비단을 의미하는 Velvet이라는 애칭을 얻어, 비단 브리겔(Velvet Brughel)이라 불리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꽃 정물화가 사회, 경제적인 발전으로 인한 화려한 부의 표현이었다면, 동양의 꽃 그림은 화려하기보다는 담백하게 표현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도 '꽃'을 소재로 한 회화는 고분벽화에서 시작된다.하지만 서양과 달리 동양의 꽃 그림은 종교적인 성격 즉, 도교와 불교의 영향이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그 결과 많은 고분벽화에서 연화문 형태의 꽃 문양이 자주 보여지게 된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고담비의 글에서>

▲ 얀 브리겔, <꽃 정물화>, 1607-8, 패널에 유화, 67x51cm,
프라하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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