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로 산다 (1) 다시 오토바이를 타며

좋은 베트남 - 2018/04/13 90 0

 

나는 베트남과 연애 중이다.

연애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연애편지다.

그 연애 편지를 묶어 책으로 낸 것이 <사랑한다면 눈을 감으라> 였다.

앞으로도 나는 구식이지만 카톡 대신 연애편지를 쓰겠다.

시나브로 에로스의 종말 시대다.

신자유주의 속의 생존과 경쟁,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즉시성은 기다림과 그리움의 숙성된 시간을 허하지 않는다.

모두가 바쁘다. 사랑은 약고 연애는 얄팍하다.

남은 날에 나는 사랑을 연마하겠다.

먼훗날 내 사랑, 덧없어 지더라도 사랑없는 인생은 헛되다고 믿는다.

라고 쓰고…자꾸 둔해지고 무뎌져가고 있다.

베트남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날로 헐거워 진다.

 

올 봄에 다시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다.

다시 느리게 가겠다. 느리게 가며 촘촘히 베트남을 보고 세심하게 느껴 보겠다.

느림으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삶의 소소한 묘미들을 다시 세포에 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오토바이를 다시 타는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의 감사와 경이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모란 꽃, 연못에 번지는 수련 잎, 밤하늘에 가득한 별, 토란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여름밤의 반딧불이, 뱁새, 뻐꾸기와 꾀꼬리의 노랫 소리…' 듣는 경지로 가겠다.

느림이 가는 길은 초심이다. 그 처음 마음으로 가는 길에 고요가 함께 할 것이다.

고요 속에서 주간지 같은, 데모같은, 바람같은 그런 사람들도 다시 생각 속에서 호출해 볼 계획이다.

그 사람의 일인분 슬픔을 나눠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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