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동, 사랑의 나눔라이딩 디엔비엔푸에서 사파까지, 해발 2천미터 도전!

좋은 베트남 - 2016/06/08 142 0

“헌 옷들인데 괜찮은지요?”
“어른옷도 되나요? 겨울 지나고 작아진 아이옷이랑 안 입는 제 옷 정리해놓았거든요. 내일 아이 유치원 보내고 나서 접수하러 갈게요.” “제 후원금은 무명으로 해주세요…”


사랑을 자전거에 싣고 떠나는 나눔라이딩으로 카톡에 홍보를 하니, 여기저기서 사랑의 손길들이 끊이지 않았고 오가는 메시지 안에는 눈물겹도록 고마운 일이 많았다. 이번 라이딩은 지난해 4월 말에 사파라이딩과는 달리, 더욱 고도가 높은 디엔비엔푸에서 사파에 이르는 길을 택했다.그렇게 아름답다고 말로만 듣던 디엔비엔푸에서 사파로 가는 길. 하노이 한인들의 온정의 손길을 모으고, 호치민 라이딩팀 (사이공 라이더스)의 후원도 받았다. 특별히 하노이한인회에서 재정지원금을 허락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13명의 인원이 자전거로 이동해야 하는데 식량과각자 짐도 있어서 임대버스를 한 대 빌리고, 트럭은 디엔비엔푸 시까지만 운행하기로 했다.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 처음 실시하는 후원여행? 많은 의견끝에 이재국 회장님께서 라이쩌우에서도 오지마을에 한 학교 (NamLoong)를 찾아내시어 연락을 취하셨다. 

소수민족들은 추울 때 이불이 모자라서 가장 고통스러워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 담요를 사가기로 결정하고, 축구공과 배구공도 각각 10개씩 샀다. 담요는 라이쩌우 남릉초등학교의 220명의 아이들 수에다 교사까지 생각하여 240개로 넉넉하게 샀다. 의류박스는 무려 30여 박스, 박지윤 회원님이 기증한 한국산 학용품도 두 박스나 되었는데 떠나기 전 모두들 박스에 이름과 번호표를 붙이며 열심히들 봉사하는 모습에 감사하다.


아뿔싸…! 후원해주는 건 좋지만 이불 240채를 어떻게 지고 갈지… 결국 이불은 택배로 직접 학교로 보내기로 하고, 버스에 오른다. 출발은 4월 29일 오후 5시 즈음에 묵을 므엉래이의 므엉타잉 호텔에 도착했다. 깨끗하고 예쁘게 생긴 호텔. 여장을 풀고 식당으로 향해 첫날 라이딩의 여독을 푼다. 앞으로 남은 이틀간의 라이딩을 위해 금주(?)해야 하지만 웬걸 모두들 술도 엄청나게 드신다.유일한 베트남여성인 다오씨와 한 방을 쓰는데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호텔 정문 반대쪽이라서 온통 벽이 곰팡이로 냄사가이만저만 심한 게 아니었다. 휴우~~.. 에어콘을 계속 틀어놓았으니 이젠 참고 자야지…

2일차 므엉래이~신호~라이쩌우까지(54km+42km)

오늘은 빠딴을 경유해 라이쩌우로 가기로 했던 계획을 버리고 신호를 통해 가는 길을 택했다. 므엉래이에서 라이쩌우는 106km인데 이를 가로질러 가는 멋있는 길이 있다고 하여 96km로 갈 수 있는 Sin Ho로 가는 길을 택했다. 고도도 더높고 가파른 길이 반복되리라. 두려웠지만 대원들은 아랑곳하지않고 열심히 오르기 시작.

베트남의 멋이란, 원시적인 미를 지닌 알프스라고 할까. 장구하게 펼쳐져있는 웅장한 산 아래 드문드문 한 두 채씩 집이 있고깍아지른 비탈산길 사이사이마다 옥수수며 채소가 다 심어져풍경이 평화롭고 편안하다. 산비탈에서 일하고 있는 소수민족들이 간혹 뒤돌아보며 손짓을 해준다. 아름다운 베트남! 때묻지 않은 소박한 사람들, 자기 몸집의 열 배나 되는 소를 모는꼬맹이들, 각기 민족의 전통의상을 입고 나물 캐러 다니는 사람들, 집 어귀마다 헬로 헬로를 외치며 뛰어나오는 아이들 하며 해박하게 웃어주는 베트남 사람들이 자연에 묻혀 사는 모습들에 늘 감동하게 된다.

하지만 워낙에 가파른 길이어서 10km 정도 올랐을까, Dao가 다시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해온다. 김대장님께서 다오와 내게 버스로 점프하라는 말에 냉큼 버스에 올랐다.이런 고도의 장거리 라이딩은 처음이신 Cha사장님, Jeon사장님도 왜 저렇게 잘 오르실까? 무향과 야실님은 워낙에 실력이출중하고, 한국에서 오신 팀들은 고수셔서 단연 선두를 차지하셨고, 후미에 봐주시던 김대장님과 최대장님은 다오와 내가버스에 탑승하자마자 선두대열로 앞서가신다. 아직도 14km나남은 산길을 저마다 열심히들 오르며, 중간에 소주 한 병을 까서(?) 나눠 드시기도 하는데 어찌 오르시려고…?

대원들은 버스에서 주는 물과 오이 등을 공급받으며 혼신의노력을 다하며 오른다. 정상을 4km 정도 남겨두고 다오와 나는 다시 버스에서 내려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 정도 점프했으면 충분하니까…

송신탑이 보이니, 드디어 정상이다! 역시 일등엔 한국서 오신알통이 울퉁불퉁하신 아리아리님, 두번째로는 한국팀 권사장님, 세번째로 김대장님…, 그 다음엔 봉우리님이 실력을 발휘하며 올라오셨다. 어쩐지 안 보이는 최대장님은 펑크나서 때우느라고 뒤에 오시고, 야실님과 무향님은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그래도 두 여성은 대단하다. 이렇게 높은 오르막을 정복하다니…. 신호로 내려오는 내리막길에도 중간중간 자갈 길이 갑자기 나오곤 했다. 나는 워낙 겁이 많은지라, 살살 브레이크로 내리막의 바닥을 치기 전에 속도를 줄여서 최대한 안 전라이딩에 최선을 다했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콰당 넘어져서어디 깨지는 건 상상도 하기 싫으니까… 이제 신호 Sin Ho에 도착한 듯, 마을이 보이는데 모든 대원들이 쉬고 있길래 물어보니 너무 힘이 빠져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 싶다는 것. 이내 다오씨에게 연락해보니, 식당을 찾았다고 해서 다같이 식당쪽으로 움직였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부엌에 달려들어가서 요리하고 있는 다오를 따라서 나도 팔을 걷어부치고 양파와 야채들을 썰어서 얼른다오에게 건넸다. 다오가 주방을 접수하니까 요리가 빨리 나오는데다 맛도 좋아서 일행은 늦은 점심의 허기를 달래며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 우리가 목적하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라이쩌우의 남릉초등학교로 향했다. 교사들만 기다리고 있을 줄알았는데 20여 명의 아이들까지 옹기종기 모여앉아 기다리고있었다. 학교장의 인사와 하자동 회장님의 인사말 구리고 후원금 전달과 선물 전달을 하고 나니, 아이들이 일어나서 감사의말도 하며 준비한대로 노래를 부른다. 때론 한 두 명이, 때론 여러 명이서 노래를 불르기에 우리도 전원 일어나며 학교종이를불렀다. 아차! 우리가 노래를 준비해가지 못했네요…

이제, 라이쩌우의 므엉 타잉호텔로 향한다. 여행의 절반을 접어들면서 희비가 교차함을 맛보며 풋풋한 행복감과 몸살이 날듯말듯한 통증도 약간의 희열을 동반한다. 저녁식사는 호텔 내부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맛나게 하고 나서 무향님과 함께 네명은 병원으로…팔꿈치의 상처를 빨리 치료해야 곪는 걸 예방할 수 있어서다. 의사가 치료해주더니, 파상풍 주사를 놓아주며 한 달 후에 같은 병원이 하노이에 있으니 파상중 주사를 다시 맞으러 가라고 한다. 마음이 놓인다.

3일차 라이쩌우~사파 오르막 (73km)


마지막 날인 5월 2일(월)은 사파까지 계속 오르막만 있다. 라이쩌우와 라오까이가 갈라지는 지점인 삼거리까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도착해, 삼거리 가게에서 자릴 잡고 옥수수와 초코파이 등을 먹었다. 이십 여분 쉬다가 이제 출발할까요?사파 오르막을 향해서…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지난해엔약간 점프했는데 올해는 완주해야지!

사파의 뒷오르막은 그 어디보다 아름답다. 하장만한 광대한 풍경은 아니어도 높은 산자락들이 펼쳐져있는 사이사이로 구름이 빼곡하니 걸려있고, 오르막길 굽은 길엔 드문드문 작은 폭포가 있어서 땀을 씻고 갈 수 있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자 앞서가던 버스에 타고 계셨던 분들이 라면을 끓여 놓으셨다. 김치와 먹는 맛이 완전히 꿀맛이다. 국물에 햇반까지 말아서 먹자마자 후다닥…5분도 채 쉬지 않고“출발!”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선두팀이 사라졌다. 2진도 모두출발했는데 뒤늦게 출발한 나는 실력이 늘은건지 대원들이 늦는것인지 이내 2진을 합류할 수 있었다. 여러 명이 같이 오르다가 휴식을 취하곤 하니, 라이딩이 한결 수월하다. 한참을 올랐을까 하고 보아도 아직 사파 정상은 멀리 서있다. 계속해서굽이진 도로를 완만한 경사로 돌고 돌며 쉬었다가 가기를 반복한다“. 이제 세 번 정도 쉬면 정상이겠어요…”하는 일행의 말에 기운을 얻는데 저만치 앞서가던 다오씨는“어, 어어…”하더니 클릿을 못 뺀 채로 또 넘어진다. 벌써 네 번째 넘어졌다니 얼마나 아플까? 기어변속에 문제가 있어서 멈출 때마다 기어에 신경이 쓰여서 미처 클릿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넘어져버린 것이다.

커다란 장폭의 병풍과도 같이 이어지는 산을 오르며 눈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것같았다. 무척 덥고 힘든 오르막의 험난한길이지만 우리는 모두 자연에 흠뻑 취해 있었다.

저만치 앞에서 사진 찍으시는 분이 회장님인가 싶더니 드디어 정상 도착이다. 정상에서 사파 뒷길을 내려다보니, 문경새재 같은 길이 아름답게 굽이져 흐르듯이 발치 아래에 있다. 이제는 송어회집으로,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로 다같이박박폭포 근처의 송어회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송어잡는 모습을 보며 다오씨가 귀엽게 물고기 한 마리를 들고포즈를 취한다. 어디서곤 포즈를 잘 잡은 막내둥이 다오씨. 장기라이딩을 마치며 저마다 덕담을 나누는 중 송어도 게눈감추듯 사라진다. 

한국팀은 라이딩 도중에 간간이 자전거 및 라이딩 지식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나도 1년 이상 다리가 비뚫어진 채로 탔는데 단번에 고치게 되었다. 라이딩하는 중에듣던 경상도와 전라도 말투가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아서 구수하게 귓전을 맴돌아온다. 아, 그립다…
늘 장거리 라이딩을 하고 오면, 정이 드는데 한국에서 오신분들과 할 경우에 더 그리워지나보다. 아무래도 고향 떠나 사는 이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사파 로얄호텔에서 묵은 우리는 마침, 자전거로 세계일주를하고 있는 박정웅 청년을 사파에서 다시 만났다. 베트남 북부를 라이딩하고 있던 그는 사파에서 5일이나 머물면서 우리를 사흘째 기다리고 있었다. 하노이에서는 우리집에서 5일간머물면서 하자동과도 함께 라이딩을 해서 모두 알고 있었다. 3일 아침에 사파 관광을 하기로 했던 일정을 바꾸어 라오까이까지 38km의 계속 되는 내리막길로 내려오면서 다운힐의스릴을 맛보았다. 선두팀은 불과 40분만에 내려왔다니 정말솜씨들이 대단하다.

라이딩 이후엔 왜 늘 아쉬울까? 다음에는 더 잘 하라고 그러는건지. 늘 준비와 실행에 대한 부족함이 보이고 배려와사랑이 부족했음도 느끼게 된다. 감사한 것은 정성으로 모아주신 의류와 학용품을 잘 전달하고 온 점과 라이딩 내내행복감에 젖어서 모두들 즐거웠던 것만이 기억으로 남는 점이다. 혼자서는 쉽사리 가지 못할 디엔비엔푸 여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후원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하자동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하자동, 사랑의 나눔라이딩에 후원해주신 분들>
* 외부 후원
하노이한인회, 하노이산악회, 코트라 이규선 관장, 이은혜 (대우아파트), 김정애 (로얄시티), 김정예 (17T4), 호치민 라이딩팀 (사이공라이더스) 외 무기명
* 하자동 회원
최종용, 박용선, 차영창, 남경희, 신영은, 박지윤, 장은숙, 최미영,한옥식(이재국), 김기찬, 황상현, 서용운, 한광일, 설수환, 박인식, 나혜진, 인태환, 임혜숙하자동 가입 문의 : 012-6249-2844
http://cafe.daum.net/hanoibicycle
(다음까페에서 하노이자전거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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