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우리는 하노이를 어떻게 기억할까?

좋은 베트남 - 2017/12/07 340 0

통증없이 기억할 수 없는 곳
만약에 지금 하노이를 떠난다면 나는 하노이를 어떻게 기억할까? 내가 살았던 대우아파트, 중화아파트, 박린 시, 스플랜도라 단지는 사소한 통증 없이 기억할 수 없는 곳이다. 가는 곳마다 처음에는 이방의 느낌이 강하게 스며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살게 되면서 얼마간 생을 견딜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예감과 기대를 하곤 했었다.


도시는 생물과 같다. 20년 전 하노이와 20년 후 하노이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기억은 유물처럼 희미해져 갈 것이다. 1992년 수교 무렵 하노이를 기억하는 분들은 하노이를 목가적인 도시로, 2000년 하노이는 도시개발에 기지개를 켜는 도시로 기억할 것이다.


모든 장소는 시간의 이름이다. 장소는 시간의 몸을 입고 은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장소는 기다림과 견딤의 은유다. 장소는 어떤 호명에도 응답하지 않고 과거의 위태로운 기억과 미래의 설레는 예감을 말하지 않는다. 장소는 눈에 보이는 침묵이다. 그 침묵에 말을 건다.

날마다 새 지도, 하노이
하노이 지도를 펼치면 서울의 한강처럼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홍강이 보인다. 홍강 인접 구역 호안끼엄에 먼저 눈이 간다. 지도 왼쪽으로 보면 대우호텔이 보이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경남 랜드마크와 미딩 송다가 보인다.


하노이 시 중심으로 착시하는 한인타운 - 중화, 경남랜드마크 72, 미딩은 하노이 남서쪽에 있다. 하노이 시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구 시가지 호안끼엄은 토지수용의 난제와 전통 거리보존 차원에서 개발은 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도시개발은 이곳 하노이 남서 방향으로 맹렬히 진행되어 미래에는 하노이 시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한인타운이 속해 있는 이 남서쪽에 베트남 국회와 행정, 교육, 법원 등의 관청이 있거나 입주계획으로 되어 있다. 세계적 유명 호텔과 고급 오피스가 있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고가의 아파트 단지가 빈 그룹을 선두로 건설되고 있다.


2000년 초만 하더라도 지평선이 보이고 풀밭에 소, 염소, 돼지를 키우던 이 곳에 대형마트 빅시 탕롱점(2006년)이 들어서고 한인들의 마음과 손길이 새겨진 그랜드프라자 호텔(2010년), 경남 랜드마크72(2011년), 돌핀아파트, 멜리아 호텔이 들어서자 스카이 라인이 바뀌었다.


2-3년 내 빈 그룹의 빈홈스가 추진하는 고가 아파트-더 케피털, 스카이 레이크, 그린 베이가 가세하면 이 곳은 20년 만에 신천지로 진화될 것이다.


한인 주거지의 파편화
2016년 이후 한인들의 주거지도 파편화 되고 있다. 중화는 노후되고 미딩은 방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중국에서, 호치민에서 유입되는 한인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호사가들은 한인 거주 10만 명 시대 도래라고 벌써부터 수다를 떤다. 이전에는 어디 살아? 하면 중화, 미딩, 경남이 꼽혔는데 이제는 낯선 지명이 불쑥 나와 감이 잡히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아는 것 보다 주거 변화의 바람이 앞서 나가고 있다.


지금 거주 중인 중화, 시푸차, 미딩 매너, 미딩 송다, 경남, 로얄시티, 현대 힐스테이트, 스플랜도라, 만다린, 돌핀, 인도차이나. 골든 팔레스, 멀버리, 탕롱 1번지에서 향후 입주할 골든마크시티, 메트로폴리스, 더 캐피털, 그린베
이, 부영아파트을 이동해 나갈 것이다. 여기에 나홀로 아파트 같은 FLC, 홈시티, 남쭝위엔 등도 한인거주지로 부상하고 있어 한인 주거 파편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거가 파편화될수록 마이웨이가 필요하다.


남을 따라하는 것은 상상력의 빈곤과 조급증. 그리고 열등감때문이다. 더 이상 비교와 경쟁과 남의 시선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마이 웨이, 마이 홈 시대를 열어 나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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